동시녹음에서 붐 오퍼레이터의 중요성(feat. 1인 동시녹음)
안녕하세요 RR입니다. 음향이론 기초를 다루기에 앞 서 동시녹음을 함에 있어서 붐 오퍼레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다뤄보고자 이렇게 글을 포스팅합니다.
동시녹음 기사와 붐 오퍼레이터가 하는 정확한 일에 대해선 여기를 참고하시고, 오늘은 동시녹음에서 붐 오퍼레이터의 중요성과 1인 동시녹음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동시녹음 그리고 붐 오퍼레이터
동시녹음에서 붐 오퍼레이터는 정말 정말 중요합니다. 사실 어떤 작품이든지 간에 그 작품의 소리(동시녹음)에 대한 영향력은 붐 오퍼레이터가 8~90% 차지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붐 오퍼레이터가 달라지면 소리도 달라지는데요. 사람도 생김새가 다 다르듯이 붐 오퍼레이터도 각자 붐 그러니까 마이킹(마이크를 운전하는 것)하는 성격(스타일)이 다릅니다.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자들도 운전하는 성격이 다르듯 말입니다. 동시녹음 기사와 붐 오퍼레이터가 하는 업무는 다르다는 점을 정확히 인지하시고 이 글을 읽으셔야 합니다.
동시녹음 기사는 이미 시스템을 구축을 해 둔 상태로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에, 카메라 화각(앵글)을 확인하고 붐 오퍼레이터가 더 나은 소리를 수음 할 수 있도록 무전으로 마이크 위치를 이야기 해 줍니다.
사실 동시녹음 기사가 어떤 소리에 대한 기준이 있어서 마이킹을 해주는 거라면 또 배우는 입장의 붐 오퍼레이터라면 붐 오퍼레이터가 동시녹음 기사의 이야기를 잘 따르겠지만, 드라마라는 장르에서는 획일화 된 연출이 존재하고 대사 위주의 영상이다 보니 사실 풀 타이트 (인물이 다 보이지만 배우들 머리 위로 화면이 금방 잘리는 샷) 샷이 아니고서야 거의 바스트 샷에서 수음한 소리를 영상에 입히는 방식을 주로 하기 때문에 배우가 움직이는 동선이 있거나, 여러 배우가 나와 대사를 주고 받거나 방금 말한 풀 타이트 샷이나 그 외에 조금 어려운 커트들을 제외하고선 붐 오퍼레이터들이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붐 오퍼레이터가 직업이고 운전실력에 자부를 느끼고 몸값을 높이려면 방금 말했던 어려운 커트들을 능수능란하게 해내야 합니다.
붐 오퍼레이터를 하다 보면 타 스태프나 배우들이 ‘그거 한 번 들어보자.’ ‘나도 들 수 있어 힘들면 이야기해.’ 등의 이야길 하는데, ㅎㅎ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음… 어째뜬 붐 오퍼레이터는 나름 전문 기술직입니다. 붐을 드는 이유야 여러가지 있겠지만, 그래도 연차가 쌓이고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면서 마이킹 실력이 늘기 마련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들고만 있는 것 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붐 오퍼레이터는 정말 하는 일이 많고 마이크를 들고 있는 일은 정말 일부 일 뿐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1인 동시녹음
붐 오퍼레이터가 하는 일의 순서
붐 오퍼레이터 하는 일에 대해서 차근 차근 나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제일 먼저 마이크 준비를 합니다. 기사님과 붐 어시스턴트(막내)가 녹음기를 준비하는 동안 붐 오퍼레이터는 마이크를 실외라면 마이킹을 하는데 있어서 바람소리가 들어오지 않도록 윈드실드, 잼머 등등을 준비하고 실내라면 천장의 높이를 확인해 마이크가 쉽게 들어 갈 수 있도록 크기가 작은 마이크를 준비하는 등 촬영 장소(로케이션)에 맞는 적잘한 마이크를 세팅해줍니다.
- 마이크가 준비되는대로 콘티를 확인해줍니다. 오늘 찍는 커트는 어떤 장면인지 분량은 어느정도인지 대사를 확인하고 대략적으로 외워둡니다. 만약 콘티가 없는 현장이라면 감독님과 촬영감독님을 따라다니며(팔로우 하며) 어떻게 찍는지 구두로 말씀하시는 점을 반드시 함께 듣고 준비해서 숙지해야 합니다.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촬영 현장마다 분위기가 다른데, 콘티도 없는데 원테이크 만에 씬이 끝나버리는 경우가 있는 현장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한번에 OK) 기회가 한 번 뿐인데 소리를 받아내지 못했다? 정말 큰일 납니다. - 콘티숙지가 끝나는대로 바로 붐 어시스턴트와 함께 촬영 장소(로케이션)의 소음을 체크합니다. 실외라면 연출부나 제작부, 장소 섭외팀을 통해 공사장이라던지, 시내 한복판이라면 시민들 통제, 가게에서 나오는 음악 소리 등등 통제하도록 부탁해야 하며 실내라면 냉장고, 커피 머신, 에어컨, 선풍기 기타 등 등 소리가 날만한 모든 요소를 생각해서 미리 꺼두어야 합니다.
- 소음 체크가 끝나면 바로 카메라 앵글과 조명팀이 어떻게 준비(세팅) 했는지 빠르게 확인해야 합니다. 콘티를 알면 미리 조금은 대처가 가능하지만 정확한 건 이 공간에서 어디를 찍느냐를 반드시 확인하고, 배우가 동선이 있는지 동선이 있다면 대사를 어디서 시작하는지를 리허설을 할 때 확인 해야 합니다.
보통 영화에서는 장면을 설명하는 씬들도 많아서 대사를 하지 않는 씬에서는 멀리 주변 소리(엠비언스)를 받기 위해 카메라 옆에서 마이크를 정면을 지향하도록 합니다. 하지만 영화든 드라마든 대사를 하는 씬이라면 어떻게든 받아내야 하는게 동시녹음팀의 일이자 붐 오퍼레이터의 업무 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적절한 마이크 위치에서 소리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 이 준비 과정에서 카메라팀과 조명팀에 방해가 되지 않으며 붐대나 마이크 그림자를 떨어뜨리지 않아야 하며, 배우가 동선이 있고 카메라도 움직인다면 같이 몸을 움직이며 마이킹을 해야합니다. 이건 어느정도 반사신경과 운동신경이 동반되며 만약 마이킹 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빠르게 판단해서 연출부에게 이야기해 라발리에(핀마이크)를 붙여야 합니다.
(라발리에를 매일 붙이면 좋겠지만, 동시녹음팀은 촬영 현장에서 촬영팀과 조명팀이 준비하는 시간을 사용 할 때가 끝나버리면 동시녹음팀은 기회가 줄어듭니다. 또한 배우들도 여름에는 덥기 때문에 라발리에를 붙이기 난감해 할 때도 있고, 테이크가 끝나고 혹시 사적인 말을 속삭일 때 감독님 혹은 동시기사님이 듣고 계실 수 도 있다는 걱정에 꺼리시는 배우 분들도 간혹 존재합니다만. 테이크가 끝나면 마이크 소리를 안들리게 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됀다고 말씀드리며 배우들께 안정을 취해드리면서 목소리를 더 멋있게 해드리려 한다고 회유하는 넉살도 보여야 합니다. ㅎㅎ 참 일만 하면 좋겠는데, 사람이 섞여서 하는 일이다 보니, 울분을 참고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반드시 꼭 필요한 상황에 요청을 할 수 있도록 붐 오퍼레이터가 왠만한 씬들을 해내야 합니다. 그래서 붐 오퍼레이터는 서러울 때가 꽤나 있습니다.)
물론 웃으며 배려해가며 모든 팀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는 그런 현장이면 좋겠지만, 제작비가 쪼들려서 물량으로 밀어 붙이는 환경이라면 시간=돈 이기 때문에 붐 오퍼레이터가 빠르게 판단하고 또 해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이렇게 할 일이 많은 붐 오퍼레이터가 녹음기를 메고 녹음버튼을 누르고 노브를 돌려 db값을 조정해가며 붐대를 든다? 과연 그게 완벽한 수음을 할 수 있을까요?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듯 녹음기사와 붐 오퍼레이터는 다른 직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붐 어시스턴트(막내) -> 붐 오퍼레이터 -> 동시녹음 기사 의 순서로 점차 직급이 올라갑니다. 물론 이것도 이것대로 장점이 있습니다만
해외에서는 동시녹음 기사와 붐 오퍼레이터는 다른 직업이라 함께 일하지 않고 동시녹음 기사가 붐 오퍼레이터를 섭외하거나 혹은 그 반대의 식으로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동시녹음 기사님들은 모든 장비를 본인이 준비하시지만, 해외에서는 붐 오퍼레이터들이 붐대와 마이크를 준비하고 동시녹음 기사님들이 자기 장비와 맞는 붐 오퍼레이터들을 섭외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더 체계적이고 프로들일 겁니다.
해외에서는 프로가 아니면 정말 단칼에 잘라버린다고 하니까요. 아마 문화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어째뜬 본론으로 돌아와서 다른 직업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순서대로 점차 직급이 올라가기 때문에 만약 동시녹음 기사가 현장상태에 모르고 붐 오퍼레이터만 닥달한다면 아마 붐 오퍼레이터가 동시녹음 기사를 무시 할 지 모릅니다. 진짜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냥 마이크만 내리라고 하는 경우니까요.
그래서 동시녹음 기사들도 현장 상태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붐 오퍼레이터와 의사소통을 해야하고 아무래도 같이 일을 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친근함 또한 있어야 합니다. 배려 없이 무전으로 무리한 요구만 한다면 붐 오퍼레이터는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죠.
단편영화에서는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주고 리허설도 여러번 하는 경우가 있어서 혼자서 녹음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오히려 단편영화가 혼자 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 할 수야 있죠. 할 수 있는데 정말 그냥 들리기만 하는 정도로 녹음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단편영화도 ‘영화’ 이기에 앵글이 다양하고, 분명 넓은 샷에서 배우들이 대사를 하고 끝내는 커트들이 있을텐데, 그런 커트라면 라발리에(핀마이크)는 필수 입니다. 필수.
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모르고 소리의 질에 대해서 몰라서 그냥 들리게만 해줘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소리의 질과는 상관 없이 들리게만 해줘도 괜찮다면 1인 동시녹음 괜찮을 겁니다.
외국에서는 1인 동시녹음도 많이 하긴 하지만 그건 인터뷰나 예능 그러니까 배우들의 감정에 큰 폭이 없는 장르를 주로 녹음합니다.
1인으로 동시녹음을 할 경우엔 라발리에(핀마이크)만 사용하는 예능이나 인터뷰 프로그램을 한다면 당연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영화’라는 장르라면 또 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신다면 그리고 ADR보다 동시녹음의 중요성과 현장감을 중시한다면 녹음에 예산을 조금 더 두는게 현명할 거라 생각이 듭니다.
후반 작업 없이 동시녹음 원본을 그대로 사용하는 기쁨과 현장감은 정말 말 그대로 리얼하고 현실적이거든요.
이번 포스팅이 동시녹음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바뀌길 더 나아지길 기원하며 남겨봅니다. 이상 RR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