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녹음팀이 하는 일 (feat. 붐오퍼레이터)
안녕하세요 RR입니다 오늘은 지난 포스팅에 이어 동시녹임팀이 하는 일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려 하는데요
아무래도 녹음팀에 몸 담고 있었기 때문에 동시녹음이 하는 일에 대해 본격적이고 자세히 다뤄보려 합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동시녹음팀이 하는 일
앞에서 설명드린대로 동시녹음팀이 하는 사전적 의미가 아닌, 현장에서 정말 동시녹음팀이 어떤 순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설명하고자 합니다.
영화와 드라마 동시녹음팀이 하는 일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경험입니다)
큰 틀은 같지만, 환경의 차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영화는 장비 준비(세팅) 할 시간을 따로 1시간을 주기 때문에 조금 여유롭습니다. 예를들어 8시 집합이면 8시부터 9시까지 장비를 꺼내서 준비할 시간을 따로 마련해줍니다. (물론 이것도 제작사 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찍을 양이 많다보니 8시가 집합시간이라면 그냥 준비 되는대로 슛을 시작합니다. (진짜 극단적으로 그냥 모이면 시작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인정 사정 없습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드라마 동시녹음팀 장비는 꽤나 자그마하며(콤팩트) 녹음기를 넣을 수 있는 가방에 왠만한 준비는 갖추어 져 있다고 보면 됩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이동이 용이하며 분리 및 해체가 빠르고 다시 준비(세팅)와 결합 또한 마찬가지로 빠르게 되어있습니다.
보통은 동시녹음 기사님과 붐 어시스턴트(막내)가 장비 준비를 하고 붐 오퍼레이터는 슛을 준비하기 위해 사전 작업을 합니다. 이 사전 작업은 아주 아주 중요합니다. 그 전에 동시녹음 기사와 붐 오퍼레이터가 하는 일의 차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동시녹음기사와 붐 오퍼레이터
우선 동시녹음기사와 붐 오퍼레이터는 어떻게 다른지 조금 설명해 볼까 하는데요.
예를 들어 설명하는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음향쪽 전공을 하고 사회에 진출 하면 취업하게 되는 분야는 크게 두 분야라고 하는데요. 그게 바로 시스템 엔지니어와 오퍼레이터 이렇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오퍼레이터는 쉽게 말해 조종하는 사람, 자동차를 예로 들면 운전하는 사람, 악기를 예로 들면 연주하는 사람 등으로 볼 수 있고, 엔지니어는 설계 제작하는 사람입니다. 위 예시 대로 자동차를 만드는 사람, 악기라면 피아노 바이올린 제작 등등
완전히 다른 분야라는게 느껴지시죠?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까요?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이 피아노를 만들 수 있을까요?
정말 드물게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아마 힘들겁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가능 할 수 있겠죠? 자동차가 잘 굴러가는지, 악기의 상태를 점검 하기 위해 간단히 연주를 해 볼 수 있을겁니다. 물론 잘하시는 분들과 비교는 안돼겠지만, 이렇게 다르답니다.
게다가 자동차나 악기 종류는 완제품으로 판매가 되지만, 음향장비들은 완제품으로 판매되는 제품이 없습니다.
마이크 스피커 앰프 믹서 케이블 등등 전부 제 각각을 팔고 이를 한 대 모아야 음향 시스템이 완성됩니다. 제가 아는 바로 설명을 드리자면, 이런 음향 장비들을 설치하려면 공간과 용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음향회사에서 만든 제품들이 여럿 존재하고 이를 조합하고 설계를 해서 설치를 해야 하는데, 세상에 모든 공간이 전부 똑같지 않고 위치, 크기 실 내외 유무 등등 이런 다양한 환경적 공간적 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공간에 맞는 스피커와 크기, 오퍼레이터가 조종할 수 있는 공간 크기에 맞는 믹서 콘솔 나아가 어떤 공연의 형태인지까지 고려해서 설계를 해야 합니다. 이런 설계를 하고 설치까지 하는게 시스템 엔지니어의 역할 이라고 합니다.
동시녹음 카트 (출처 : soundcart 인스타그램)
그러니까 동시녹음기사는 쉽게 말해, 어디서든 녹음을 할 수 있도록 음향장비를 구축 설계해 놓은 시스템 엔지니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영화 산업이 발전하면서 그만큼 촬영, 조명 장비가 발전한 만큼 녹음 장비도 발전 했는데, 필드 레코더(현장 녹음기)라고 해서 앰프와 녹음기 거기다 믹서(콘솔)까지 한대 묶어 만든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요. 이런 녹음기를 필드 레코더라 부르며 현재 미국, 스위스, 프랑스 등의 몇 가지 회사에서 이를 제작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 필드 레코더를 필두로 마이크, 무선 시스템 장비, 헤드폰 등등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준비해서 녹음 시스템 환경을 구축해놓은 사람들을 동시녹음기사라고 부릅니다. 이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뒤에 이제 작은 오퍼레이팅 (녹음기에 있는 콘솔, 믹서를 통해)을 하긴 합니다만. 주로 사운드 스크립트 정리, 핀마이크(라발리에) 사용시 미세한 오퍼레이팅 등 녹음기 주변에서 바쁘게 해야 할 일을 합니다.
하지만 동시기사가 소리를 녹음기로 받아내기 위해선 마이크를 운전하는 사람이 필요 합니다. 그게 바로 붐 오퍼레이터입니다.
붐 오퍼레이터는 말 그대로 현장에서 마이크를 운전하는 사람입니다. 현장에는 눈에 보이는 장애물과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 있는데요. 쉽게 표현하자면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자동차가 부딛히지 않게 신경을 쓰면서(눈에 보이는 장애물), 졸음운전을 하지 않도록 적정한 에어컨 온도, 분위기(음악같은) 등(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를 신경쓰며 운전해야 합니다.
마이크도 똑같습니다. 우선 촬영 장소에 오자마자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물부터 확인을 합니다. 외부 소음 체크를 해야합니다. 그게 도로변이라면 연출부나 제작부에게 통제를 부탁하거나, 그게 어려운 상황 이라면 신호등이 멈췄을 때 슛을 가자고 요청한다거나 하는 역할을 해야하고 실내라면 에어컨, 난방기(히터), 냉장고 등등 마이크에 수음될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소리들을 체크 한 후에 슛이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운전을 해야 합니다. 숙지한대로 배우의 대사쪽으로 마이크를 이동하며, 이동시에 그림자나 조명팀에서 설치해 둔 조명을 방해하지 않고 카메라 화각에도 보이지 않도록 운전을 해야 합니다.
이게 훈련이 되기 전까진 정말 너무 힘들고, 특히나 여러가지를 동시에 못하는 사람이라면 더 없이 고역일겁니다. 하나씩 차근이 해 나가야 하는데 거의 모든게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리 미리 예상하고 체크를 해둬야 하고 연출 감독님과 카메라 감독님을 항상 따라다니면서 어떤 장면을 찍으실지 머리 속에 있는 콘티를 대화 나누실 때 그 옆에서 항상 듣고 확인해야 합니다. 물론 콘티가 있는 현장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현장도 존재하니까요. 이를 몸에 뼛 속 깊이 세기지 않으면 붐 오퍼레이터는 정말 힘들어지거든요.
붐 오퍼레이터 혼자서 하기 힘든 상황이 오면 붐 어시스트에게 이야기해 마이크를 한 대 더 갈 준비를 해야 합니다. 대사 위주인 드라마는 인물 바스트를 왠만하면 주는 편이라 마이크를 한 대만 써도 충분할 때가 많은데 안그럴 경우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핀마이크나 마이크를 두개를 갈 생각을 항상 해둬야하며, 붐 어시스트에게 어느정도 마이크를 들 수 있을 수 있게 훈련 및 교육도 시켜야 합니다.
해외에서는 어떻게 일하는지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 현장은 붐 오퍼레이터들에게 진짜 열악하다 볼 수 있죠. 애매합니다. 둘이서 일 하기엔 인력 손실이 좀 있는 편이고, 혼자서 하기엔 너무 업무강도가 높고 또 우리나라 서열 문화 특성상 참 어려운 자리 입니다. 오죽하면 드라마의 꽃은 붐 오퍼레이터라는 말도 있다는데 이건 다 강도 높은 업무의 반증이라고 생각 들기도 합니다.
우연히 보게된 단편영화인데, 이 영화는 실제 환경과 느낌을 절반도 체 담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이 감정을 영화로 만든 분이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외에 붐 어시스턴트 (일명 막내라고 불립니다). 는 과거 무선장비가 없던 시절 xlr라인을 끌어다 마이크에 와 녹음기에 직접 연결해 녹음을 해야하는 시기 때 라인맨으로 불리던 관습이 현재도 내려와 라인맨 혹은 막내라고 불립니다만 (저는 개선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직무도 나름 중요하다 생각하는데 그냥 잡일만 시킨다 생각하는 자리라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죠.)
붐 어시스턴트는 붐 오퍼레이터의 업무를 대리하거나, 붐 오퍼레이터가 붐대를 길게 뽑아 놓고 움직이기 힘든 경우에 카메라 화각을 알아야 할 경우, 혹은 전파 방해로 인해 라인을 끌어 써야할 경우 외에도 녹음에 중요한 배터리 관리 및 충전 연출부 제작부와 함께 소음 통제 등등 생각보다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중요함을 요하는 일들을 주로 도맡아 하기 때문에 나름 중요한 직책이라 생각됩니다만.
동시녹음팀의 적은 인원과 막내라는 프레임이 씌어 있어 현장은 잘 모른다라는 다른 분들의 시선이 합쳐저 조금은 무시 받을 때도 있어서 녹음팀이 현장을 헤쳐나가기 위한 관문들이 참 많습니다 ㅠㅠ 하루 빨리 현장에 대한 녹음팀에 인식과 대우가 올라가길 간절히 빌며 오늘 글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RR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