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동시녹음, 필드 레코딩의 중요성
안녕하세요 RR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동시녹음, 필드레코딩에 대한 이야길 짧게 했었는데요.
오늘은 그 이야길 좀 자세히 해보려 합니다.
본 포스팅엔 현장경험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느끼고 유추해 본 생각입니다. 사실이 아니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한국에서 동시녹음, 필드 레코딩의 중요성
해외와는 다른 제작비
해외 OTT 드라마 제작 비용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규모에 금액이 투입됩니다. (영화도 마찬가지지만요)
일례로
사진 출처 : 나무위키
더 크라운
1회 당 제작비 1300만 달러 (약 150억)
사진 출처 : 나무위키
위쳐
1회 당 1000만 달러 (약 117억)
사진출처 : 나무위키
오징어 게임
회장 제작비 약 22억
조금 과거의 자료긴 하지만, 오징어 게임도 나름 한국 드라마중 탑 5안에 드는 제작비 규모를 가지고 있는데요.
대체 뭐가 어떻게 다르길래 해외 제작 드라마 시리즈와는 다르게 국내 제작 드라마는 제작비가 이렇게 터무니 없이 낮은걸까요?
우선 첫 번째로 배우들의 몸값입니다.
외국에서는 배우들 덕분에 흥행을 했고 그 시리즈가 지속될수록 몸 값이 어마어마하게 오릅니다. 어째뜬 배우들은 상품이고 잘 팔리면 팔릴수록 수요가 많아지니 당연할 수 밖에 없다고 할까요?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그 단위가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쉬운 예로 이 작품이 있죠.
사진.영화 ‘아이언맨’ 스틸컷
아이언맨 1의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그는 아이언맨 1에서 약 5억 7천만원에서 아이언맨 2로 넘어갈 시 약 20배가 오른 몸 값인 115억을 받았다고 합니다.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죠.
한국은 아무래도 내수시장 위주의 흥행을 주로 다루다보니, 티켓파워 혹은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보증수표인 배우들이 주연을 꿰차는 경우가 많은데요 (물론 실력도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배우들의 몸 값이 크긴 하지만 해외처럼 어마어마하진 않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요즘 OTT시장이 커지면서 국내배우들도 해외에 많이 알려지게 되면서 몸 값이 어마어마 치솟는 중입니다. 이 현상은 액수의 차이일 뿐 어느 나라에서나 당연한 현상이라 봅니다. 인기가 많고 연기파 배우들을 섭외해야 제작비를 회수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보수적인 시장 형태 때문이라고 할 수 있죠. 신인을 섭외한다는건 보장 되지 않은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니까요. 인간의 욕구를 반영한 너무 당영한 시장 형태도 한 몫 한다 볼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는 노동 환경의 차이입니다. 사실 이 이유가 가장 핵심이라 생각합니다. 이 이유에서 파생되는 것들이 많죠.
외국은 자유와 인권의 중요성이 매우 강하고 이에 대한 인권 침해는 법적으로 매우 엄격하게 다스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노동환경이 한국의 노동환경과는 많이 다릅니다. 일단 노동시간에서 부터 차이가 납니다.
(물론 봉준호 감독님 덕분에 영화 촬영 현장에서는 표준 근로계약에 명시된 노동시간을 지켜서 제작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드라마 환경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위 작품들도 모두 드라마니까요)
(아제작사 마다 계약 방식이 다르답니다. 영화를 주로 제작했던 제작사가 OTT드라마를 맡게 된다면 표준근로계약도 가능합니다.)
표준 근로계약에 준수해 촬영을 한다면 하루 8시간 근무를 하겠죠? 표준근로계약을 한다면 8시간씩 주 5일을 촬영할 수 있고 12시간을 초과하면 안되며, 6개월 단위로 3개월 이하로 12시간 추가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촬영현장이 이루어지면 보통 통계약을 하거나 월급제로 계약을 하게 되며, 기상 이변 혹은 사고로 촬영이 취소되어 계획 된 촬영 일수를 채우지 못 해도 월급은 지불 됩니다.
그래서 나온 방식이 용역 계약방식입니다. 노동법상 주 52시간을 준수해야 하기에 주 52시간을 넘기지 않으며 하루에 많이 찍을 수 있는 방법이 뭔가 생각해보니 하루에 많이 찍는 방식을 채택하게 됩니다. 하루 13시간 촬영 4일을 하면 52시간도 준수하며, 표준 근로계약방식의 8시간 보다 하루에 많은 양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을 택하게 되는데요. 이런 방식은 하루 일당을 받으며 일하게 되고 기상 이변 혹은 사고로 촬영이 취소되면 일당도 지급하지 않을 수 있고요.
용역계약방식을 체택하는 큰 이유는 촬영 취소 시 제작비가 나가지 않는 다는 점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카메라 대여 비용도 정말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출처 : Ovide rental
현장에서 사용되는 카메라는 ARRI사의 ‘알렉사’ 모델을 주로 사용하는데, 하루 렌트 비용이 조수들 하루 일당보다 2~3배에 달합니다. 거기에 렌즈에 무선시스템에 이것 저것 촬영에 반드시 필요한 자잘한 장비부터 연출감독님께 제공할 연출용 모니터까지…
보통 드라마 제작을 함에 있어서 제작기간은 몇 부작 시리즈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6~8개월이 걸립니다. 저는 녹음팀이라 정확한 대여 비용에 대해서 알 수 없지만, 구글에서 검색을 해보면 대략 하루 대여비용은 약 150가까이 되네요. 아마 그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1달(약 15회차라 가정) 약 2,250만원이며 최소 6달이라 가정한다면 1억3천500이 됩니다. 이게 최소 대여 비용이 되겠죠. 이 외에 기술 스탭들에게 들어가는 일당과 촬영하며 발생하는 장소대여 비용, 지방 혹은 해외 촬영의 경우 교통비 숙소 대여비, 세트를 만드는 비용 등등… 정말 작품을 하나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액수가 너무 크다는게 느껴지네요.
여튼 이렇게 되면 제작기간 자체에 차이가 나게 되죠. 표준근로계약을하고 촬영을 들어가게 되면 기간이 당연히 길어지겠지만, 용역계약 방식을 선택하게 되면 월 계약이 아니니 촬영 일 수가 빠져도 돈이 나갈 일이 없고, 하루에 많은 양을 찍다보니 촬영이 계속 미춰지거나 취소되지만 않는다면 표준근로계약 방식보다 촬영 기간 자체도 줄어들테니 말이죠.
한국의 특징인 빨리 빨리가 만들어넨 노동환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세 번째 이유기도 하지만 두 번째와 연관 된 이유는 나라별 특징 입니다.
요즘에야 한국 컨텐츠들이 인기가 많아지고 더 많은 컨텐츠 제작을 위해 해외투자도 이루어 지며 그로 인해 세트장을 만들 수 있는 제작비를 확보 할 수 있게 되어 조금은 여유있는 현장이 되었지만, 제작사가 해외투자는 커녕 자체적으로 제작을 하게 될 경우 정말 정말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써서 어떻게든 비용을 절감하려하는데요.
해외에서는 어떤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 그리고 인권이 보장되어 있다보니 제작비를 과감하게 투자하고, 또 시간을 절감하기 위해 CG, 스튜디오 촬영을 하지만 우리나에서는 정말 큰 투자를 받은 또 흥행 배우들이 붙은 대작이 아니고선, 장소 섭외 (로케이션)촬영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실제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섭외 한다면 시민들을 통제해 가며 촬영을 할 때도 많죠. 그만큼 사실적이긴 하겠지만, 열악한 현장이기도 하죠. (물론 이런 시스템 때문에 시민분들께 비판도 많이 받았으며, 저 역시 일 하면서도 많이 느끼는 부분입니다. 스텝이 벼슬인가… 하는 생각 말이죠. 하지만 시스템의 문제지 저희도 좋아서 이러는게 아니에요. 그저.. 일 일뿐…)
동시녹음, 필드레코딩에 대해서…에서 포스팅 했 듯, 촬영 원본에 문제가 있다면 재 촬영을 해야하고 재 촬영을 하기 위해선 또 제작비가 투입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녹음은 재촬영을 하기 보단 후시를 해서 입히는 방식이 있기 때문에 녹음팀이 조금 뒷전에 밀리곤 하는데요.
재 촬영 비용 만큼은 아니지만 후시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고 하네요.
한국에서 동시녹음이 중요한 이유는
결국 제작비를 아끼기 위함이죠.
앞서 말씀드린 3가지 이유 때문에 제작비를 이끼며 제작하는 한국 환경 입장에서는 최대한 동시녹음을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큽니다. 그렇기에 동시녹음을 최대한 활용하는 실력있는 팀이 살아남고, 또 그렇기에 실력의 척도가 되기도 하죠.
사실 이 외에도 여러가지 문제들이 더 존재하긴 합니다만. 제가 그 속 사정까지 다 알 수 없고, 처음에도 말씀드렸 듯 어디까지나 제 유추일 뿐입니다.
촬영 장비와는 달리 녹음 장비는 향상되는 주기가 10년 텀이라고 합니다. 동시녹음의 의존도가 높은 한국 제작 환경에서 일하는 저 로썬 하루 빨리 획기적인 녹음 장비와 마이크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동시녹음팀이 조금이나마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기를 간절이 바라며 오늘 포스팅은 여기 까지 하겠습니다.
동시녹음에 대해 조금 더 알아 갈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와 글을 제작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와 문의 부탁드리며 이상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R이었습니다.